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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시니어 1만8000명 ‘웰다잉’ 준비

지난달 27일 정오, 패서디나 드림교회에는 60~90대 한인 시니어 30여 명이 모였다. 특별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비영리단체 소망소사이어티에서 나온 줄리 박 교육부장과 한미정 강사는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을 주제로 강연했다.   소망소사이어티는 17년째 한인사회 시니어 단체, 기관, 교회 등을 찾아가 ‘웰다잉(Well-Dying)’ 교육세미나를 열고 있다. 시니어 등이 본인 스스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면 좋을지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챙기자는 취지다.   이날 세미나도 1부 치매 진단과 대처법, 2부 일명 소망유언서로 불리는 사전의료지시서(Advance Healthcare Directive) 교육으로 진행됐다. 소망유언서 교육에 나선 한미정 강사는 “연명치료 여부를 미리 준비하면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스스로 준비하지 않을 경우 치매 등 의식이 없을 때 본인 의사와 달리 무의미한 생명연장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죽음 대비, 정신건강에 도움   ‘죽음을 미리 준비하자’는 캠페인에 거부감은 없을까.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시니어들은 거부감 대신 경청의 자세를 보였다. 웰다잉, 시니어 스스로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하면 정서적 안정 등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깨달음도 엿보였다.   박경란(75) 시니어는 “나이가 들수록 내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고 싶어진다”면서 “동생이 65살 때 뇌경색으로 갑자기 죽었다. 동생은 미리 시신기증 등 죽음을 준비했고, 동생의 뜻대로 시신기증을 보면서 나도 대비해야겠다고 느꼈다.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지만 겁먹지 말고 슬기롭게 대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문화의 시각에서 시니어는 강한 효심을 바탕으로 노년에도 가족의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 이로 인해 자녀와 부모가 질병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행위는 불효처럼 여겨진다. 시니어 대부분 본인의 질병치료나 죽음은 자녀 등 가족이 뒷바라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한인 이민사회는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고, 시니어 스스로 생활을 꾸려야 할 때가 많다. 이로 인해 홀로 사는 한인 시니어가 외로움을 호소하고 질병치료와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실제 시니어 한인 연구(Study of Older Korean Americans)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한인 시니어는 이민생활 중 가족 또는 사회와 떨어진 고립을 경험하며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다.   소망소사이어티는 한인 시니어가 처한 현실에 지혜롭게 대응하자고 강조한다. 시니어가 주체적인 자세로 향후 다가올 질병과 죽음을 대비할수록 긍정의 자세 등 정신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인 시니어들이 주축이 된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 캠페인 효과는 수치로 증명됐다. 지난 17년 동안 맞이하는 죽음에 공감하고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한 한인 시니어는 2024년 11월 현재 총 1만8000명이나 된다.   특히 이 중 2600명은 시신기증까지 서약했다. 이미 89명은 차세대 의사양성 및 의학발전 위해 UC어바인 의과대학 시신 기증을 완료했다.   “시신기증 사회 기여 보람”   한국은 예로부터 신체는 부모가 내려준 존엄과 긍지로 여겨 시신 기증을 기피했다. 최근 한인 이민 1세대들은 전통 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들은 의학발전 등 사회 공익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시신 기증 실천까지 나섰다.   지난 11월 2일 오렌지카운티 은혜한인교회에서는UC어바인 의과대학과 병원, 소망소사이어티 공동주관으로 ‘시신기증 추모식’이 열렸다. 한인 시니어들이 주도한 웰다잉 사전의료지시서 캠페인은 어느덧 1800명의 자발적 시신기증 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망소사이어티 유분자 이사장은 “웰다잉 캠페인에 공감한 한인 시니어 중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미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가고 싶다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늘었다”며 “현재 UC어바인 의과대학에 기증된 전체 시신의 약 60%가 한인일 정도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이라는 말조차 입밖에 내길 꺼리던 한인 시니어들이 시신기증까지 나선 동기는 무엇일까. 소망소사이어티와 시신기증 서약자 1792명(남성 40%, 여성 60%)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가 ‘미국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를 꼽았다. 이어 ‘자녀에게 재정적 부담을 안 주려고’ 8%, ‘장례간소화를 위해’가 5%, ‘가족이 없어서’ 3% 순으로 나타났다.   시신기증 서약이 포함된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한 박준구(90) 시니어는 “시신기증은 초보 의사들에게 해부 연습 기회가 되고, 결국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게 된다”며 “60대 때 내 죽음을 대비하고 늙는 동안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도 무지하게 편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지금은 내 아들과 친구도 시신기증 서약을 했다”며 웃었다. 글·사진=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중앙일보 공동기획 한인사회 시니어 한인 시니어 시니어 한인

2024-11-10

한인 시니어 사망사고 스쿠터 뺑소니범 체포

LA한인타운 인도에서 전동스쿠터를 타고 불법으로 질주하다 60대 한인을 치어 사망케 한 30대 백인 여성이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검거됐다.     LA경찰국(LAPD)은 지난 8일 데빈 니콜 에일랜드(32·사진)를 뺑소니와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일랜드는 지난 9월12일 오후 제임스 M 우드 불러바드와 사우스 웨스트모어랜드 인근에서 스쿠터를 타고 시속 18마일의 속도로 달리다 도니 김(65)씨를 친 뒤 뒤따라오던 남편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충돌 이후 김씨는 현장에서 병원 이송 대신 응급처치를 택했다. 그러나 그는 귀가 후 통증을 호소하고 구토를 하는 등 상태가 악화해 이날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뒤 끝내 병원에서 숨졌다.   검거된 에일랜드는 발목에 추적장치를 부착하는 조건으로 보석이 허용됐다. 에일랜드는 사고 후 인스타그램 등에 “스쿠터를 타다 눈가에 사고로 상처가 났다”며 “최악에 날에 살아남았다. 다시는 스쿠터를 타지 않겠다”고 적는 등 사망 피해자에 대한 걱정이나 사과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경찰은 해당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이번 사건 내용과 용의자의 인상착의, 복장 등이 유사하다는 점을 단서로 잡고 추적 끝에 그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일랜드는 지난해 6월 펜타닐 소지와 차량 절도 미수로 입건된 적이 있으며, 집행유예 위반 혐의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시니어 스쿠터 한인 시니어 한인타운 길거리 스쿠터 사건

2024-10-13

90대 한인 시니어 흉기에 찔려 사망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90대 한인 시니어가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애틀랜타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전 7시 48분쯤, 760 시드니 마커스 불러바드에 위치한 ‘메리언 로드 하이라이즈(Marian Road Highrise)’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에 수차례 찔린 채 사망한 90세 남성을 발견했다.   숨진 남성은 한인 김준기(90)씨로 신원이 확인됐다. 성명환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경찰 영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사망한 피해자 김준기씨로, 미국 시민권자다”고 밝혔다.   성 영사에 따르면 김씨는 애틀랜타에서 오랜 기간 구두 수선 가게를 운영해왔다. 그는 지난 2014년 팔순 때 자녀들에게 받은 용돈을 애틀랜타 한인회에 기부하기도 해 한인사회에서 덕망이 높은 인물이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유가족은 김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충격을 받고 있으며, 그의 사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영사는 “유가족은 김씨가 살해될 이유도, 원한 관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며 “또한 김씨가 운영하던 구두 수선 가게의 규모가 작아 재산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금전적 동기를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아직 검거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계속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존 프리드모어 애틀랜타경찰국 공보관은 본지에 “사건은 애틀랜타 경찰국 살인과에서 조사 중이며,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성 영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애틀랜타경찰국에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공식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가 거주하던 아파트는 시니어 아파트로, 입주자의 절반 가량이 한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준 기자애틀랜타 시니어 애틀랜타 한인 성명환 주애틀랜타총영사관 한인 시니어

2024-09-30

추석이 즐거운 한인 시니어들

"여긴 신세대 문화니까 송편은 사먹으면 되잖아요. 한국에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17일 한국 고유 명절 추석을 앞두고 퀸즈 베이사이드 KCS경로회관에 모인 시니어들은 근황 나누기에 한창이었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한인들은 잘 모르는 추석에 대해 자신들만의 기억도 나눴다. 대부분 시집살이하느라 겪은 고충이다. 송편을 빚거나 전을 하루종일 부치느라 허리 한 번 펼 새가 없었다. 하지만 뉴욕은 달랐다. 퀸즈에 거주하는 조상남(85)씨는 "뺨을 맞으래도 금반지 낀 손으로 맞으랬다. 미국이 그렇다"며 "한국 명절을 기억해주는 기관이 있고 그걸 지원하는 시정부가 있다는 데 감사하다"고 했다. 50여년 전 약사 남편을 따라온 그는 "장성한 자녀와 분리하는 문화 덕에 큰 아들과 같이 살아도 요리도 따로 해먹고, 존중받고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추석이랍시고 친척들이 다 모여 일만 하고 힘들었는데, 여긴 외식하고 사먹으니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일평균 400여명의 시니어가 방문하는 경로회관에는 이주민의 역사가 살아숨쉰다. 이날 만난 시니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 곳서 나고 자란 자제들은 추석을 잘 모르지만, 자신들이 송편, 토란국, 전을 사다 먹으며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예종(86)씨는 큰 딸의 가족초청으로 뉴욕에 왔다. 손주들을 봐달라는 청에 따랐는데, 어느새 둘째 딸과 셋째 딸의 자제까지 봐주다 보니 15년이 넘게 흘렀다. 조씨는 "나는 손주밖에 본 게 없는데 이렇게나 대접을 받는다"며 "추석에도 와서 토란국을 먹을 예정이다. 할머니랑 사는 가정은 손주들이 한인들의 문화를 잊지 않을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한국어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이중언어 구사자로 양육할 수 있어 좋다"고 귀띔했다.   주도적으로 뉴욕에 자리잡고, 혼자만의 추석을 즐기는 시니어도 있다. 나필열(89)씨는 한국 연세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유학차 미국에 와서 자리잡고, 교수직까지 지냈다. 은퇴 후 매일같이 경로회관을 찾아 바둑 맞수를 바꿔가며 시간을 보낸다. 아들은 오하이오주로, 딸은 버지니아주로 독립시칸 그는 "아직은 혼자 사는 게 괜찮다"며 "젊은 사람들이 잘 몰라도 추석은 중요하다. 난 토란국도 먹을 것"이라 했다. 독거에는 "괜찮게 살고 있다. 한평생을 혼자 코디하고 잘 다녔다"고 웃어보였다. 전쟁같은 요리와 귀성길이 없어 뉴욕이 좋다는 시니어들은 "지금만 같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힌편 60세 이상 시니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뉴욕시 노인국 지원 경로회관은 시 전역에 최소 300곳이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nyc.gov/site/dfta/index.pag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시니어 추석 한인 시니어

2024-09-16

'한인 시니어의 날' OC서 앞장

가주 상원에서 지난 15일 ‘한인 시니어의 날 결의안(SR 107)’이 통과된 배경엔 오렌지카운티 한인들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본지 8월 19일자 A-2면〉 관련기사 10월2일 ‘한인 시니어의 날’ 주상원에서 만장일치 통과 결의안을 발의한 데이브 민 주상원의원 외에 한인 시니어의 날 결의안 통과에 앞장선 주역은 김가등 OC한미시니어센터 회장과 프레드 정 풀러턴 부시장, 태미 김 어바인 시의원, OC한미시니어센터 고문인 박동우 섀런 쿼크-실바 가주하원의원 보좌관 등이다.   OC한인회장 시절인 지난 2015년 OC수퍼바이저위원회의 ‘OC 시니어의 날(12월 12일)’ 제정을 이끌어냈던 김 회장은 지난해 초부터 한인, 타인종 정치인들에게 가주 한인 시니어의 날 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타인종 정치인들이 선뜻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김 회장은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정 부시장, 김 시의원, 박 보좌관 등은 알고 지내는 정치인들에게 연락해 한인 시니어의 날 제정을 도와 달라고 설득하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특히 정 부시장은 월 1회 새크라멘토에서 열리는 가주 정부 산하 위원회에 참석할 때마다 정치인들을 만나 설득했다. 또 친구인 민 의원에게 발의자가 될 것을 부탁했고, 민 의원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민 의원 역시 어바인에 사는 오렌지카운티 주민이다.   김 회장과 정 부시장, 김 시의원은 지난 15일 새크라멘토의 가주 청사에서 SR 107의 상원 표결을 지켜봤다.   김 회장은 “한인 시니어의 날이 만들어져 반갑다. 이 날이 앞으로 한인사회 발전과 번영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SR 107은 매년 10월 1일을 한인 시니어의 날로 삼았다. 원안엔 한국의 ‘노인의 날’과 같은 10월 2일이었지만, 시차를 감안해 날짜가 변경됐다.   김 회장은 “올해 한인 시니어의 날에 기념 행사를 열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추석 대잔치 일정이 이미 잡혀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OC한미시니어센터는 올해 추석 대잔치를 내달 13일(금) 오전 10시부터 가든그로브 커뮤니티 미팅센터(11300 Stanford Ave)에서 연다. 시니어센터 측은 이 행사에 회원과 하객 등 3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환 기자시니어 한인 oc한미시니어센터 회장 한인 시니어 오렌지카운티 한인들

2024-08-19

75세 한인, 2년간 200곳 지원 타코벨 취업

“2주만 고용해 보세요.”   75세에 취업에 도전한 장경택 씨는 구직 인터뷰에서 매니저를 설득했다.     은퇴 후 장씨가 지난 2년 동안 지원서를 내민 곳은 200여곳 이상. 간병인과 밤 근무 일 제안은 제법 많았다. 최종 낙점한 곳은 집에서 몇 마일 떨어진 두 곳. 그중 이력서 없이 찾아간 타코벨의 매니저는 장 씨의 자신 있는 구직 제안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타코벨 샌타클라리타점에서 시간제 직원으로 일한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은 근무시간 최소화에 교대근무가 가능하도록 많은 직원을 고용한다. 한 지점에서 근무 기간은 평균 6~8개월. 장 씨는 1년이 다 되도록 일하고 있다.     근무시간은 한 주 24~30시간으로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는 줄었다.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업계 최저 시급이 20달러로 오른 여파다.     총 25명 직원이 밤낮 시간제로 일하는 그곳에서 최고령자는 장 씨다. 들어가자마자 맡겨진 일은 화장실 청소. 그는 이전 경력을 모두 잊고 바닥부터 견습생 각오로 일했다. 주어진 일보다 3배 일을 하는 장 씨를 23세의 젊은 매니저는 최고의 직원으로 꼽았다.     정확하게 주어진 일은 없다. 지점 내 모든 일이 업무다. 청소와 설거지는 기본이다. 프렌치 프라이드를 튀기고 피자를 만들며 각종 음식을 준비한다. 동료의 식재료가 떨어지면 채워놓고 바닥이 지저분해지면 바로 청소한다. 직원이 갑작스럽게 결근하면 매니저가 가장 먼저 연락하는 사람도 장 씨다.     장씨는 2021년 은퇴 후 마운트바이크, 마라톤, 철인3종경기, 스노보드 등으로 바쁘게 보냈지만, 별다른 일정 없이 쉬는 날은 곤욕이었다.     이민 오자마자 50여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관성이 아직 남아있어서다. 그는 1973년 형이 있는 미국으로 이민 와 27세 젊은 나이,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1992년 쇼핑몰에 자그마한 기프트숍을 열었다.     성실한 장 씨를 지켜보던 웻젤스 프렛젤스(Wetzel's Pretzels) 프랜차이즈 리싱 담당 부사장은 지점 운영을 제안했다. 사우스베이 갤러리아몰과 레이크우드몰 2곳의 영업권을 얻으며 프렛젤 프랜차이즈인 웻젤 프렛젤스의 한인 1호 운영자가 됐다. 그 후 100여명의 경쟁자 속에서 글렌데일 아메리카나앳브랜드 지점 운영권을 따낼 정도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빌 페프스 사장의 깊은 신뢰를 받았다. 한때 전국 가맹점 가운데 1위 월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는 비결을 '성실함'으로 꼽았다.     그 성실함이 75세의 나이에도 타코벨에서 최고 직원으로 꼽히는 원동력이 됐다.     장 씨는 글렌데일 아메리카나앳브랜드 지점 포함 4곳을 28년 동안 운영하며 은퇴와 함께 매각했다.     타코벨에서 일하는 것은 장 씨에게 75세 나이에 '성취감'과 '자신감'이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선사했다.     그는 “취업하고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기뻤다”며 “은퇴 후 진짜 일을 하고 싶다면 기존 커리어를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시니어 한인 취업 성공 한인 시니어 지점 운영권

2024-08-12

[해피홈케어 유가족 인터뷰] “2명 피살된 요양원 정상 영업 말되나”

다이아몬드바에 있는 요양시설 해피홈케어에서 거주하다 간병인 직원에게 목 졸려 피살된 박희숙씨의 셋째 아들 제이 박(50)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박씨는 “마침 그날 어머니를 모시고 의사를 만나러 가야 해서 해피홈케어에 갔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내 눈앞에서 발생했다”고 허망해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당시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나.   “어머니 주치의와 진료 약속이 잡혀 있어서 그날  아침 일찍 아내와 아들과 함께 해피홈케어에 갔다. 그런데 직원이 문 앞에서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았다. 경찰은 건물 주위에 줄을 치고 지켰다. 밖에서 계속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안 됐다. 설마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어떻게 알게 됐나.   “경찰들이 휠체어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밖으로 가지고 나왔는데 눈에 익었다. 어머니가 사용하던 물건 같았다. 그런데 앰뷸런스가 오더니 시니어 4명을 태우고 갔다. 그 속에 어머니는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계속 밖에서 기다렸다. 밖에서 한 4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직원이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돌아왔다. 집에 오니 형사한테 연락이 왔다.”   -해피홈케어는 어떻게 입주하게 됐나.   “에이전시의 소개로 알게 됐다. 어머니는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있는 너싱홈에서 2년 넘게 지냈었다. 그곳은 200명이 넘는 시니어들이 거주하는데 개인적인 돌봄이 충분하지 않았고 사고도 있었다. 에이전트가 해피홈케어는 입주자가 적어서 더 잘 돌보고 음식도 한식으로 제공하고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며 소개해 이전을 결정했다. 어머니가 메디케어를 갖고 있어서 이전하는데 돈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옮긴 지 6개월도 안 돼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후 1년 만에 인터뷰하는 이유는.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장례 치르고 검찰청에 다니고 변호사 만나러 다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1년이 지났다. 그런데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검사는 범인이 가석방될 수 있다고 했다. 범인이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도록 힘들게 절차를 밟았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풀어준다는 게 너무 허무했다. 힘없는 시니어, 늘 말없이 조용히 지내는 아시안이 사망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해피홈케어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직원을 잘못 채용해서 벌어진 일인데 몇백 달러의 벌금으로 없던 일이 됐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아나.   “사고가 발생한 후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랬다가 최근 정신을 차리고 당국에 신고했더니 설명을 해주더라. 담당자는 사건 발생 후 신고가 자동으로 접수돼 조사했고 벌금을 부과했다고 했다. 별도의 추가 조치는 없다고 했다. 시설에서 사람이 2명이나 죽었다. 그런데 벌금부과로 끝나는 게 말이 되나. 정부의 행정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하고 싶은 말은.   “두 명의 한인 시니어가 이유 없이 살해됐다. 형사 사법 시스템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에 유가족들은 절망하고 있다. 우리는 이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정당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위해 한인 커뮤니티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월요일자 요양원 한인 시니어 la카운티 검찰청 조지 개스콘la카운티

2024-07-01

[중앙칼럼] 시니어에게 점심 한 끼가 중요한 이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인 사회의 점심 문화가 달라졌다. 식당 점심 메뉴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10년 전쯤엔  한인타운에서 10달러 미만 점심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하늘의 별 따기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은 ‘푸드 코트’. 주로 대형 한인 마켓이 있는 곳에 자리한 푸드 코트는 남녀노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푸드 코트도 더는 ‘만만했던’ 푸드 코트가 아니다. 아무리 싼 점심 메뉴도 10달러가 훌쩍 넘는다. 세금 포함 13~15달러는 줘야 한 끼 해결이 가능하다.     푸드 코트 메뉴 가격이 이 정도니 일반 식당 가격 인상폭은 더 심하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단품 메뉴도 15달러가 넘는다. 세금과 주차 요금까지 포함하면 점심 한 끼 20달러가 일상이 됐다. 팬데믹 전과 비교해 모든 메뉴가 30% 안팎으로 올라버렸다.     매일 점심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 사이의 볼멘소리는 어쩌면 당연하다. 물가 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급여를 쥐어 짜낼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일부는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직장 동료나 지인에게 “우리 점심 한 번 먹자”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고 토로할 정도다. 사회생활 중 점심 한 끼를 대접하려면 2인 기준, 최소 40달러 이상이 들어서다.   음식 관련 물가 인상은 한인 시니어를 더 옥죄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LA한인타운에서 만난 시니어 상당수는 “한식당을 가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활보조금(SSI)으로 생활하는 저소득층 시니어일수록 먹거리 고민은 깊었다. 이들에게 ‘점심 웰빙(Well-Being)’은 사치 그 자체가 돼버렸다. 동시에 시니어에게 점심 한 끼 해결은 가장 민감한 이슈가 됐다.   한 70대 할머니는 “일반식당은 가격, 세금, 팁까지 올라 시니어가 방문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시니어는 “한식당을 가고 싶어도 비싸서 못 간다. 친구에게 점심 먹자는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에게는 점심 한끼가 단순히 끼니 해결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에게 점심 한 끼는 친구, 지인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소중한 친목의 시간이다. 시니어는 나이가 들수록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나마 외출해서 반가운 이들을 만나는 기회가 점심인 셈이다.     점심 한 끼 부담은 자칫 시니어 외로움과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 한인 사회와 관계 기관들은 시니어의 안정적 점심 한 끼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시니어들 사이 점심 한 끼 해결을 위한 보물찾기도 한창이다. 물가인상을 피할 수 없으니 최대한 싸고 맛 좋은 식당을 찾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차모 할아버지는 “아침 9시쯤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에 가 줄을 서면 바나나와 커피를 준다. 사우스베일로 한의대 구내식당은 100달러를 주면 식권을 9장이나 준다. 아드모어 애비뉴와 3가 쪽 중국집은 점심 짜장 한 그릇이 5달러”라고 귀띔했다. 점심 메뉴의 가성비를 중시한 뒤, 친구들과의 정서적 교감 기회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노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LA시 노인국은 올해부터 LA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에서 주중 5일 무료 점심(약 225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한식 도시락으로 확대되면서 신청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무료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한 경쟁률은 4 대 1. 수많은 시니어가 오전 9시만 되면 센터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최근 LA시는 예산 부족 문제를 이유로 시니어 음식 프로그램(Senior Meals Program) 축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점심 한 끼가 시니어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시니어 점심 한인 시니어 점심 메뉴 시니어 상당수

2024-06-30

싸고 빠른 치아치료, 부작용 속출…한인 시니어들 광고보고 낭패

#. 올해 초 LA한인타운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한 시니어 A씨는 어금니 부위가 너무 아파 고통을 호소했다. 임플란트를 시술한 담당 치과의사는 A씨에게 별문제 없다고 돌려보냈고, 결국 A씨는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다른 치과를 찾아야 했다. 70대인 A씨의 임플란트 시술 부위를 다시 치료한 정주성치과그룹 정주성 원장은 “임플란트를 박은 어금니 쪽 잇몸 염증 상태가 심각해져 응급조치를 취해야 했다”라며 “치아 뼈를 이식한 뒤에야 다시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싸고 빠른 치료’ 광고에 혹해 치과 치료를 받았다가 부작용을 호소하는 한인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의학적 지식 없이 광고 문구만 믿고 병원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고 한다. 특히 일부 치과병원은 저소득층과 시니어를 위한 메디칼, 메디케어 치과보험 등을 박리다매식으로 활용해 피해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메디칼의 경우 ‘크라운, 신경 및 잇몸 치료, 불소 치료, 틀니 제작·조정·복구’ 등 매년 1800달러까지 지원한다. 메디케어의 경우 보험사별로 연간 2000~4000달러까지 치과 진료 및 치료를 보장한다.   임플란트 전문의인 정주성 원장은 “최근 들어 매주 3~5명의 환자들이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은 뒤,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는 상태로 병원을 찾아 온다”면서 “이런 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진료를 해보면 기존 시술이 엉망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인 치과업계에 따르면 최근 벌어지는 가장 큰 문제는 ‘환자의 무지와 치과의사의 무성의’라고 한다. 환자의 경우 치과진료에 필요한 기본 정보습득은 하지 않고 싼 치료비를 우선할 때가 많다. 치과의사의 경우 치과전문대학원 등에서 배운 기본 진료 및 치료(Standard Care)를 무시해 문제를 키운다. 일부 치과의사는 임상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시술을 강행하기도 한다.   미주한인치과의사협회(KADA) 김필성 전 회장은 “환자는 싸고 빠른 치료 병원을 찾아가려고 하지만, 쉽고 빠르고 싸게 가능한 치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 생명까지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치료를 받기 전 담당 치과의사가 어떤 수련을 거쳤는지, 전문의 자격증은 있는지, 관련 분야에서 최소 3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는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치과의사의 무분별한 치료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주성 원장은 “치과의사는 기본적으로 외과 소속”이라며 “그만큼 사전에 준비를 잘하고 시술에 임해야 한다. 기공을 맡길 때도 부정확해서는 안 된다. 학교 다닐 때 다 배운 내용인데 현장에서 이를 무시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치과위원회(Dental Board of California)는 치과병원마다 환자 불만접수 방법을 안내하는 공고문을 비치하도록 하고 있다. 환자가 ▶의료과실 ▶무면허 의료 행위 ▶비윤리적 문제 ▶보험 사기 등 불만사항을 접수(www.dbc.ca.gov/consumers/complaint_file.shtml, 877-729-7789)하면 DBC는 해당 치과의사 또는 병원 조사에 나선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치아치료 광고보고 한인 시니어 임플란트 시술 한인 치과업계

2024-05-28

80대 한인 극단선택…올들어 6번째

일주일 만에 한인 시니어가 또 소중한 목숨을 끊었다.     9일 LA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전날 한인 시니어 오모(87)씨가 LA북동부 옥시덴탈 칼리지 남쪽 단독주택에서 총기를 사용해 극단적 선택했다.     검시국 측은 오씨가 자살했으며, 사인은 두부 총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전했다. 오씨의 시신은 유가족에게 인계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웨스트힐스 인근 자택에서 한인 시니어 이모(85)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본지 5월 6일자 A-2면〉   한편 올해 들어 LA카운티 지역에서는 한인 6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인 정신건강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지난 3월 29일 LA한인타운 윌셔 불러바드 자택에서는 한인 문모(37·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월 29일 LA한인타운 한 아파트에서는 50대 한인 아들이 80대 노모를 살해하고 자살했다. 같은 날 랜초팔로스버디스 한 주택에서는 이모(40대·여)가 목을 매 숨졌다. 지난 2월 4일 몬로비아 철길 건널목에서는 김모(49)씨가 기차에 뛰어들어 숨졌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과 한인 비영리 단체들은 자살 예방 등을 위해 무료 상담 서비스 및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전국자살방지핫라인(988)을 비롯한 정신건강국 (800-854-7771·한국어6번), 한인가정상담소(213-389-6755), 이웃케어클리닉(213-235-1210), 한인타운청소년회관(213-365-7400)은 우울증 등 말 못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정신건강 전문가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시니어 한인 한인 시니어 극단 선택 한인 비영리

2024-05-12

NJ 한인 시니어 70%, 필수지출 감당 못 해

뉴저지 한인 시니어 10명 중 7명은 렌트·식비·의료비 등 필수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병원 가기를 꺼리는 시니어도 많았다.   8일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은 뉴저지 티넥에 위치한 AWCA 사무실에서 ‘뉴저지 한인 시니어 실태조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4월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과 함께 발표한 한인 시니어 연구를 뉴저지를 중심으로 조명했다.   조사 결과 뉴저지 한인 시니어의 70%가 렌트·식비·의료비 등 필수 지출을 감당할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전국 조사에선 이 비율이 60%였는데 뉴저지에서 10%포인트 더 높게 나온 것이다. 뉴저지 시니어의 46%는 저소득층으로 조사됐다.   영어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도 많았다. 응답자의 81%가 영어 능력이 제한적이라고 답했는데, 특히 의료 서비스의 문턱이 높았다. 응답자의 40%가 의료 서비스 이용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언어 장벽’이라고 답했을 정도다.   도널드 유 뉴저지한인상록회 부회장은 “데이터가 놀랍진 않다”며 “팬데믹 기간 도움을 받기 위해 상록회를 찾은 시니어 수가 3배 이상 증가했고, 대부분 저렴한 주택과 푸드스탬프, 의료 지원 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KACF는 뉴저지 내 한인 시니어 인구가 지난 10년간 약 2배 증가했지만, 시니어 연구와 정책 입안에서 계속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경복 KACF 회장은 “한인이 미국 사회에서 잘 지낸다는 통념에 맞서는 구체적 데이터가 그간 없었다”며 “우리 재단은 시니어 사회와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이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를 데이터로 제공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는 의료·정치계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를 앞으로의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박명근 잉글우드클립스 시장은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인은 많지 않다”며 정책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드보라 비스코니 버겐뉴브리지메디컬센터 CEO는 “고령화된 한인 사회의 불평등을 봤다”며 “지역사회를 위한 문을 열고 특정 필요를 충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ACF는 내달까지 LA, 워싱턴DC에서도 해당 지역을 조명한 조사 결과 발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시니어 필수지출 한인 시니어 뉴저지한인상록회 부회장 뉴저지 시니어

2024-05-08

콜센터 사기 피해 10명 중 4명 '시니어'…노년층 대상 사기범죄 기승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사기 범죄가 성행하면서 관련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 연방수사국(FBI) LA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지난 2023년 FBI 온라인 범죄 센터에 보고된 사기 범죄 피해 규모가 약 125억 달러인 가운데 그중 34억 달러가 60세 이상 시니어로부터 발생한 피해 금액이다.     인터넷 및 통신 기술에 따라 사기 수법도 다양해지고 고도화됐다. 피싱(Phishing), 스푸핑(Spoofing), 강요 등의 범죄가 시니어를 상대로 이뤄지고 있다.     그중 FBI는 대표적인 사례로 콜센터 사기 범죄를 꼽았다. 지난해 FBI가 집계한 콜센터 사기 범죄 중 40%가 60세 이상 시니어에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58%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는 약 7억7000만 달러가 보고됐다. 콜센터 사기 범죄의 대표 유형으로는 주로 주택 모기지, 퇴직 관련 금융 상품, 지인을 사칭한 금전 요청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시니어가 주로 기술 지원 사기, 암호화폐 사기, 투자 사기 등의 사기 범죄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고 FBI는 전했다. 최근 LA에서도 한인 시니어 일부가 가상화폐 투자 사기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본지 4월 23일자 A-3면〉.   김경준 기자사기범죄 콜센터 콜센터 사기 한인 시니어 사기 범죄

2024-05-02

한인타운 무차별 폭행범, 서장이 잡았다

LA 한인타운 치안을 책임지는 LA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의 에런 폰세(사진) 서장이 타운에서 한인 시니어를 폭행한 용의자를 현장에서 직접 체포해 화제다. 주류 언론은 폰세 서장을 영웅이라 부르며 해당 사건을 조명했다.   폰세 서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경찰이라면 누구나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폰세 서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오전 10시 40분쯤 윌셔 불러바드와 버몬트 애비뉴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인도네시아총영사관 행사에 참석 후 타운을 순찰하던 폰세 서장은 윌셔 불러바드 선상에서 버몬트 애비뉴 북쪽 방면으로 좌회전하기 위해 신호 대기 중에 사건을 목격했다.   그는 “교차로 북서쪽 코너에 노점상도 있고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그쪽을 보고 있었다”며 “그 순간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흑인 여성이 갑자기 주먹으로 한인 여성 시니어의 뒤통수를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용의자가 복서처럼 주먹을 정말 강하게 휘둘렀다”며 “공격당한 여성 시니어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피해자는 80세의 한인 시니어로 밝혀졌다. 의료 기록 공개 불가로 피해자의 자세한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폰세 서장은 “피해자가 쓰러질 때 얼굴이 먼저 바닥에 떨어져 심각하게 다친 것으로 보인다”며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폰세 서장은 즉시 피해자를 위해 구급차를 불렀다. 또한, 올림픽경찰서에 상황을 공유하고 경관 지원을 요청했다.   폭행 후 용의자는 버몬트 애비뉴를 건너 교차로 남동쪽에 있는 윌셔 불러바드 선상의 스타벅스로 들어갔다. 폰세 서장도 차의 방향을 바꿔 스타벅스 앞에 차를 대고 용의자를 추적했다. 폰세 서장은 “카페 안에서 또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우려됐다”며 “다행히 스타벅스 안에서 별 저항없이 용의자를 체포해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용의자는 이후 현장에 출동한 올림픽서 경관들에게 인계됐다. 경찰 조사 결과 드니트라 심스(55)로 밝혀졌다. 범행동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심스는 당초 폭행 중범혐의로 체포됐지만 LA카운티검찰은 그를 노인 학대 및 치명적인 흉기 폭행으로 인한 중상해 등 한층 더 중한 혐의로 기소했다. 폰세 서장은 “목격자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그에 상응하는 만큼 폭력적인 공격이었다”며 “만약 피해자가 잘못 쓰러져 사망에 이르렀다면 살인죄로 바뀔 수도 있다"고 폭력 심각성을 전달했다.   폰세 서장은 지난 7일 타운내 6가와 베렌도 스트리트 소재의 콘도에서 발생한 미행강도 사건〈본지 4월9일자 A-3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용의자 3명 중 복면을 쓰지 않은 1명의 신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수사관들이 현장 증거들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수사 중이니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인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폰세 서장은 이번 사건이 최근 수년간 타운내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 급증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는 “더 많은 아파트가 타운에 들어서면 더 많은 인구와 차량이 유입될 텐데 치안 업무는 갈수록 더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며 “타운 내 아파트 매니지먼트회사, 경비업체와 미팅을 통해 치안 강화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한인타운 폭행범 폰세 서장 la 한인타운 한인 시니어

2024-04-14

한인 시니어 10명 중 6명 필수 생활비 감당 어려워

미주 한인 시니어 10명 중 6명은 의식주 감당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은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에 위탁해 실행한 미주 한인 시니어의 주거·간병·교통·금융·의료·사회 참여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뉴욕(194명), 뉴저지(107명), LA(100명), 샌프란시스코(100명), 시카고(100명), 휴스턴(100명), 워싱턴DC(118명) 등 전국 65세 이상 한인 81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한 달 동안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73%는 제한적인 영어 능력을 가졌으며, 39%는 저소득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설문에 응한 한인 시니어 10명 중 6명은 금전적으로 렌트, 식비, 의료비 등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문제에 직면한 이들 중 약 절반(48%)은 어려움의 주요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렌트’를 꼽았고, 식비(32%), 의료비(27%), 교통비(12%)가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들은 전국 시니어 평균보다 낮은 자산 및 소득을 보유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불안정한 신분 ▶부족한 영어 실력 등이 꼽혔다. 2022년 뉴욕시 한인 시니어 가구의 중위 소득은 3만3541달러로 뉴욕시 전체 시니어 가구 중위 소득인 5만7058달러보다 낮았고, 뉴욕시 전체 시니어의 74%가 소셜연금을 받은 반면 한인 시니어의 수혜 비율은 68%에 불과했다.     또 대다수의 한인들이 언어 장벽 문제로 의료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41%가 의료 서비스 이용 시 가장 큰 문제로 ‘언어 장벽’을 꼽았으며, 정보 부족(35%), 정보 기기 사용 및 기술 접근성 어려움(16%), 재정적 어려움(13%), 교통 불편(6%) 등이 어려움으로 거론됐다.     주요 교통 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한인 시니어 중 68%가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는 ‘버스·전철역까지의 거리가 멀기 때문(40%)’이 꼽혔다. 25%는 안전 문제, 13%는 엘리베이터 및 경사로 부족 등 역 접근성 문제, 6%는 대중교통 비용을 불편의 원인으로 꼽았다.     사회적 고립 역시 문제였다. 설문조사 참여자 10명 중 4명은 ‘광범위한 사회적 참여가 어렵다’고 응답했고, 그 원인으로는 언어 장벽(12%), 한국 문화와 연관된 행사 부족(9%), 먼 거리(7%), 비용 부담(6%) 등이 꼽혔다.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시 한인 시니어 가운데 46.7%가 월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출하는 등 심각한 렌트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지혜 기자시니어 생활비 한인 시니어 전국 시니어 뉴욕시 한인

2024-04-03

한인 3명 '45지구 올해의 여성상' 영예

한인 여성 3명이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이 수여하는 ‘45지구 올해의 여성상(2024 Women of Distinction Award)’을 받았다.   영예의 주인공은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 이영희 샬롬합창단 명예단장, 에이미 최-원 커리어에듀케이션재단 회장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하와이언가든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틸 의원은 “3월은 여성 역사의 달이다. 45지구의 놀라운 여성들을 기리게 돼 매우 기쁘다. 수상자들은 헬스케어, 공공안전, 교육, 자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커뮤니티를 위해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상자는 총 21명이다. 이들은 스틸 의원 지역구인 45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45지구엔 오렌지카운티의 파운틴밸리, 웨스트민스터, 가든그로브, 사이프리스, 부에나파크, 라팔마, 플라센티아, 로스알라미토스, 로스무어, 풀러턴, 요바린다, 브레아 일부, LA카운티의 세리토스, 아티샤, 하와이언가든, 레이크우드 등이 속한다. 다음은 스틸 의원실이 공개한 한인 수상자들의 수상 사유 요약.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이사장=남가주의 한인 시니어, 여성, 가족을 위한 봉사에 헌신한 선구자적 리더다. 한인 사회에서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에 관한 교육과 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한인 시니어가 목적이 있는 삶을 보내고 의미 있는 죽음을 맞도록 돕고 있다.   이영희 샬롬합창단 명예단장=OC한인회 19대 이사장,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미 서부 담당관, 오렌지샌디에이고 평통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 권익 향상에 기여했다. 샬롬합창단 단장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   에이미 최-원 커리어에듀케이션재단 회장=노스오렌지카운티 리저널 직업 프로그램의 파트너도 맡고 있다. 풀러턴의 다양한 비영리단체에서 15년 동안 활동하며 학교 교육 수준 향상과 지역 사회 인력 개발에 공헌하고 있다. UC샌디에이고 화학 박사 출신이며 다섯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임상환 기자여성상 한인 한인 수상자들 한인 여성 한인 시니어

2024-03-26

'한인 시니어 돕기' 업무협약 체결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모토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소망소사이어티(이하 소망, 이사장 유분자)와 LA의 월드미션대학교(총장 임성진)가 한인 시니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소망의 유분자 이사장, 신혜원 사무총장, 월드미션대학교 임성진 총장, 임종호 사무처장, 이영주 간호대 학장 등은 지난달 28일 사이프리스의 소망 홀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측은 앞으로 노령화가 가속화되는 한인사회를 위해 치매, 사전의료지시서 관련 정보를 널리 알리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소망 측은 월드미션대의 간호, 상담, 사회복지 분야 전공자에게 인턴십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망의 신혜원 사무총장은 “월드미션대학교에서 배출될 간호사, 심리 상담가에겐 특히 치매 관련 지식이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들을 통한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간호학, 사회복지학, 신학, 상담심리학이 강한 월드미션 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소망소사이어티의 사역이 더 업그레이드 되고, 한인사회에 더 큰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임 총장은 지난 17년 동안 죽음 준비, 치매와 가족 간병 교육, 한국어로 진행되는 가족 간병인 지원 모임, 초기 치매 환자 대상 소망 케어교실 사업 등을 통해 한인 시니어를 돕고 있는 소망 측을 높이 평가하며 “각자 전문성을 살리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는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소망은 최근 남가주한인간호사협회와 함께 UC어바인 치매 및 뇌질환 연구센터(UCI MIND)의 알츠하이머 예방 연구 협력에 나섰다.   이영주 월드미션대 간호대 학장은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월드미션 대학교 간호대 학생들이 소망소사이어티가 참여하고 주도하는 커뮤니티 연구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월드미션대 간호대학과 이미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간호대 학생이며 ‘굿피플홈헬스’를 운영하는 김희정 간호사(RN)는 소망 유언서 홍보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니, 사전 의료 지시서를 포함한 소망 유언서 쓰기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임상환 기자업무협약 시니어 사무총장 월드미션대학교 한인 시니어 비영리단체 소망소사이어티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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